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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공고를 찾아 인크루트를 어슬렁거리는 
개발자를 본일이 있는가 
야근이 없는 회사만을 찾아 다니는 
구직중의 개발자 
나는 코더가 아니라 개발자이고 싶다 
아이폰 앱을 팔아 대박치고 성공하는 
전자파쌓인 개발실의 그 개발자이고 싶다

자고나면 코딩하고 자고나면 버그를잡는 
나는 지금 전산실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트래픽에 찬 라우터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좁은 파티션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야근한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튜링이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개발한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obj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exe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그렇게 늦은밤까지 
코딩에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개발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이 없으면 또 어떠리

개발하는 일이 허전하고 손가락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건 
구글 때문이라구 
구글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구글신만큼 고독해 진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C++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C++을 사랑한다 
너는 자바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자바를 사랑한다 
너는 PHP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PHP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개발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라이브러리에 건배

개발이 외로운 건 
건강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설계도 코딩도 야근을 요구하는것 
건강을 건다는건 외로운거야 
개발이란 에러가 보이는 가슴 아픈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플젝은 후회않는것 
그래야 출시했다 할수있겠지

아무리 깊은 버그일지라도 
한가닥 소스코드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CPU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옵티마이즈로 나는 남으리 
거센 개발일정 연구실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테스트 일정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것은 
21세기가 나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곳 외국계회사 
오늘도 나는 가리 이력서 들고 
면접에서 만나는 인사담당자와 악수하며 
그대로 취직된들 또 어떠리 
라~ 라라 라라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라~ 라라 라라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아...슬프다..